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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

춘몽(春夢) - 12

 

 

 

 

 

. . . . . .

 

 

다시 생각해본다

  

물을 촬영하는 일이 과연 즐거울까?  

 

 일견 싱거워 보이는 물이라는 피사체의 촬영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시간을 두고 지속 될 수 있을까?

화려한 영상들을 쫓아 카메라를 들고 달려가고 싶은 유혹이 주위에 상존하는데...

                                       

여러 해 같은 피사체를 촬영하면서 느끼는 연속적 동기부여는 무엇일까?


물은 기체, 액체, 고체로 존재하는 지구상에 유일한 물질이며 영혼과 물질을 이어주는 촉매라고도 한다.

영적 세계인 생명을 기체라고 하고, 물질세계인 육신을 고체라고 볼 때 이를 연결시켜

주는 촉매가 바로 ''이라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종교의식에서 물을 사용하는 것도
물이 갖는 생명의 고귀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본다.

 

물은 그 무언가 보이지 않는 신의 마음과 통한다고 믿는 것일까?
현대 과학에서조차 우주와 생명의 비밀을 물을 통해 풀려고 하는데

이 또한 물이 지니고 있는 고귀한 생명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은 물에 그들의 생명을 의존하고 있다.

우주와 생명의 비밀을 물이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물이 갖는 순수함과 순리에서도 또 다른 매력을 느낀다.

작금의 세상은 어디에 순리가 존재하는지를 찾아보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도처에서 느끼는 대중적 정서는 시간이 갈수록 고유의 가치를 왜곡하고 있어 안타깝다.

생명의 근원인 물은 순수하다.

 

모든 사물의 외형적 조형체계와 관능적 아름다움 보다는 

그들 고유의 보이지 않는 내면 세계의 메시지를 공감하여 그 주제를 전달하고 소통하는 것이 현대사진의 향방

이라는 홍순태 교수의 지론에 공감이 큰 연유도 바로 이런 것이다.


그리고 신비로움이다.

대할 때마다 다른 느낌으로 자신을 일깨워 준다.

자연에 접근하고 싶은 천성적 성향은 차치하고라도

목전의 흥미로운 이 영상들을 어쩌란 말인가

 

물속에 물만 있는 것이 아닌 것을...

 

그래서 좋아하는 피사체

 

물이다.

역시 즐겁다.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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